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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정석

기사승인 2020.01.19  18: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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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돈의 정석’은 화폐의 역사와 통화 정책, 국제금융 등을 통해 돈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한 돈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가치를 지니게 됐는지, 겉으로 보기에는 종잇조각에 불과한 이것과 실제 물건을 맞바꾸는 괴상한 관습이 어떻게 현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가 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책이다. 미국 다트머스대학 록펠러센터 공공정책 교수이자 경제 칼럼니스트인 저자 찰스 윌런은 ‘벌거벗은 경제학’ ‘벌거벗은 통계학’ 등 ‘네이키드(Naked)’ 시리즈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 책의 원제도 ‘네이키드 머니(Naked Money)’다.

책은 북한의 화폐 개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2009년 북한은 모든 지폐에서 ‘0’을 두 개씩 떼어낸 새로운 화폐를 발행한다.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24시간 이내에 교환하되, 세대당 교환 가능 액수를 10만원으로 제한하는 화폐개혁을 실시한 것이다. 당시 구 화폐를 많이 보유하고 있던 북한의 부자들은 재산이 10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북한의 화폐 개혁은 암시장 상인들이 불법으로 축적한 부를 몰수하기 위한 조치였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해 몇 년 사이 3조 달러에 달하는 돈을 찍어내는 양적완화 조치에 나섰다.

이렇듯 돈은 정부에 의해 한순간 휴짓조각이 되기도 하고, 없던 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금, 은 같은 실물화폐가 아니라 명목화폐여서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명목화폐의 근본적인 취약성 탓에 현대 금융 시스템은 끊임없이 재앙에 휩싸였다. ‘1929년 미국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 등 모든 금융패닉에서 ‘거품’이 생기고 꺼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대공항으로 미국은 불과 4년 만에 경제 규모가 약 4분의 1로 줄었고, 금융위기 때에는 한해에만 미국 순자산의 18%에 달하는 11조 달러의 자산이 증발했다.

그렇다면 국가의 존폐를 가르는 통화정책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 바로 중앙은행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공급을 조절하고 안정된 금융시스템을 유지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금융패닉으로 인해 경제 전체가 궤도를 이탈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통화정책으로 오히려 경제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 너무 많은 돈을 찍어 내 경제를 파탄 낸 짐바브웨 중앙은행과 급격한 통화 공급 축소를 허용해 일반적인 경기침체를 대공황으로 만든 미 연준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물화폐와 달리 명목화폐는 융통성 있는 정책을 펼칠 여지가 많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자유롭게 높이고 낮추면서 물가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한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다. 책은 정부가 자유자재로 돈을 더 찍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문제는 늘 인플레이션이었다고 지적하며, 인플레이션이 ‘현금을 가진 사람의 구매력을 훔쳐가는데 특히 부자보다 저소득층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더 나쁜 것은 디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이 야기하는 모든 문제를 일으키고, 추가로 다른 문제까지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수입이 떨어지고, 집값은 물론 다른 자산들의 가치도 하락하지만 은행에는 매달 같은 액수의 돈을 갚아야 한다. 20년 이상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일본이 대표적 예다. 책은 세계의 다른 선진국들도 일본과 같은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책을 마무리하면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돈 문제의 중요성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적어도 돈 문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설득하는데 성공했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는 돈을 적게 가지는 것보다는 많이 가지는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 주머니에 20달러짜리 지폐가 들어올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다른 모든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였다.’

찰스 윌런 저/ 김희정 역/ 부키/ 1만8,000원.

김진성 기자 mypet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마이펫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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